R.T.F.M이라는 말을 들어본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다.
1년전에 Tidy라는 html 정규화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다가 정말 급한 마음에 개발자에게 직접 메일을 보네 질문을 한적이 있었다. 어줍잖은 영어실력으로 정확성을 기하느라 해당 개발자가 어떻게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의미 전달은 잘 된듯 하였다.
그런데 답장 내용에 딱 한줄이 써 있었다.
“R.T.F.M”
이게 뭘까 하고 구글로 바로 검색을 해봤다.
KLDP위키에 설명된 글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Read The Fucking Manual
급한 마음에 아무 질문의 준비도 하지 않은채 그저 막무가내로 질문만 해댔는데 그때서야 나의 잘못을 알게 되었다.
질문 받는 사람이 정말 기분좋게 답변을 할수 있는 상황은 상대방이 문제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정말 모르겠다는 찰라에 질문을 하는게 순리라 생각이 든다. 물론 질문자는 문제를 정말 많이 고민했고 해결책을 절실히 원하는 상황이라는 뜻을 논리적이든 연민에 호소하든 효과적으로 전달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이런 질문 답변의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을 하게되는 기폭제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라이브러리에 실제 제작자가 간과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상대방이 자신이 만든 라이브러리에 관심이 많다는건 정말 기분좋은 일이기 때문이며 또한 자신이 간과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까지 해준다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질문자가 문제에 대해서 자신이 충분히 고민한 흔적을 만드는거 그 부분이 답변자에게 할수있는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한다.
이건 참으로 풀기가 힘든 난제입니다. 질문자나 답변자에겐 그만큼의 고충이 많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자기가 아는 한도에서 정성껏 답변하다가 매번 똑같은 문의 패턴에 너무 질려버려서, 이거 참조하시오 하면…? 질문자는 단조로운 답변자의 태도에 실망하게 될 것이고, 답변자는 무성의한 질문자의 태도에 실망할 겁니다. 따라서 오해가 쌓이게 되어 끝인 셈이죠.
예를 들어서 “고감자님. 형태소 분석을 어떻게 하죠?”라고 질문한다면? 이전에 글 올린걸 보라고 하면 되죠? 그런데 다른 질문자가 계속 자꾸 물어보면 언젠가는 열받아서 폭발합니다.
그만큼 세상에 널리고 널린게 자료인데, 이것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무턱대고 물어보는 건 오히려 실례입니다. 그러므로 자료를 수집했으면서도 아예 모를 경우에 한해 물어 보는 것이 올바른 예의입니다. 실제로 노련한 분은 흔적을 알 수 있습니다.
요즘은 말도 안되는 엉터리 창고인 “지식인”에 기대려는 그런 풍토가 있습니다. 그만큼 질문자의 학습 방법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노력조차 않으면서 오히려 답변자의 노련미에 기대려는 그런 얄팍한 마음 말입니다.
억울하면 출세하란 말이 있지 않습니까? 그만큼 더 억울하시면 공부 열심히 해서 자신 것으로 소화하려는 독한 마음이 예전보다 훨씬 더 없어진 것이죠. 시간이 흐를 수록 고감자님께서 느끼셨던 황당함의 정도가 높아질 겁니다.
질문하는 입장에서는 다소 억울하겠지만, 감자님 말씀대로 최선을 다하여 질문했다는 것만 강조하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답변자의 입장에서는 “답변자는 질문에 대해 답변할 의무가 없습니다.” 입니다. 질문자가 당연히 해줘야 한다는 기대와는 전혀 상반되죠? ^^; 실제로 답변자는 신이 아닙니다. 자신이 아는 범주에만 있는 거지요. 그리고 답변할 때에는 간단하게만 설명할 뿐입니다. 왜냐하면 질문자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급하게 물어본 만큼 이미 알만큼 안다는 전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죠.
가장 빠르면서도 간결한 방법이 있다면, 학생이라면 교수님에게 직접 질문하는 게 더 낫죠. 인터넷이라면 생면부지의 남에게 갑자기 질문하면, 당하는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죠?
감기땜에 횡설수설이었습니다만, 오랜만에 RTFM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
conv2님 엄청난 덧글 감사드립니다.
역시나 책을 쓰시는 분이라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엄청 하신 느낌이 나구요. 그에따른 고충이 정말 많이 느껴지십니다.
저는 아직 질문자의 입장으로밖에 말씀을 못드렸는데, 역시 경력의 차이가 관점의 차이를 만드는군요.
conv2님 덧글 덕분에 역지사지의 상황을 잠시나마 생각해볼 기회가 된거 같습니다.
평소에 인터넷의 실력자 분들과 연대를 이루는것이 좋은 방법인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예전에 ‘일잘하는 법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운다’ 라는 책에서 이것을 대변하는 아주 좋은 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장 복사해서 후임분들에게 전달해준 적도 있습니다. 내용이 무엇인고 하니 상사에게 질문을 할 때에는 자기가 노력한 결과물을 반드시 가지고 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이 잘~~ ^^;)
그러지 않는다면 자기가 노력한 만큼의 시행착오를 그 윗사람도 동일하게 하게될 것이고 단가 높은 상사의 시간을 빼앗은 결과이니 회사로써는 엄청나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설명하더군요.
자기가 노력한 결과물을 정리해서 어떤 어떤 시도를 했고 결과는 이러해서 해결이 못 되었다 라는 내용을 반드시 가지고 가라는 말이겠지요.
적어도 질문할 기본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해답을 얻을만한 권리도 없다고 하면 너무 심한 말이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