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충격은 대물림되는가?

어제 아직 취업 준비중인 동생을 만나 많은 이야기를 했다.
졸업후 지금까지 그러니까 1년동안 공무원 준비를 했고, 이제부터는 교육대학원을 준비한다고 이야기 하더군.

물론 가족의 일원으로써 걱정이 앞서는것은 사실이여서 동생에게 의도되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옆에서 우리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계시던 어머니가 한마디 하셨다.

“두집건너 다들 이런 자식들 두지 않은곳이 없더구나.”

동생도 한마디 거든다.

“노량진 공무원 학원하고 고시원 빨리 잡지않으면 들어가지도 못해!”

솔직히 난 그런데 가본적이 없다. 재수같은것도 해본적이 없고, 거의 노량진같은곳에 한번도 가본적이 없으니 알턱이 없지.

요즘 뉴스를 보니 대학입시하는 친구들이 가장많이 선호라는 곳이 교대란다. 그리고 대학교 재학중인 취업재수생들이 가장 원하는 직업이 공무원.
두가지의 공통점은 철밥통이라는것이다.

그럼 내가 대입수능을 보던때는 어땠나? 그리 교대는 인기있는 학교가 아니였다. 물론 이 이야기는 내가 대학교 갈때 그러니까 IMF 1년전이다.

왜 이런 안정적인 직업을 가장 선호하게되었을까 하는걸 생각해 보니, 나나 내 동생뻘 그러니까 현재 취업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되는 나이때의 젊은이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IMF의 충격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물론 우리가족도 IMF의 충격을 빗겨나가기는 힘들었다. 아버지가 퇴직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 잘나간다던 직장에서 퇴직을 하시고 한때 대학교도 다니지 못하는가 하는 그런 생각까지 했었다. 물론 그때의 충격은 나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그보다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누구보다 엑티브하게 살고 있다.

그당시의 충격을 내 또래의 친구들은 거의 다 겪지 않았나 한다. 그 충격으로 인해 기존의 직업관도 180도 바뀌었고 오로지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노량진으로 몰려드는것이다.
물론 국가에 봉사하고자 하는 그런 친구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이 오랜 인생을 어떻게 하면 순탄하게 살아볼까 하는 그런 내막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보고 싶은것은 그 공포심 내지 충격때문에 실제 자신이 잘 할수있고 좋아하는 일을 발견할 기회를 떨쳐버리고 있지는 않는가이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게 삶의 표준은 아니지만 내 주변에 있는 분들이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수능점수에 맞춰 학교를 선택하고 과를 선택해서 온걸로 안다. 자의던 타의이던 그렇게 대학생활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대학생활을 마치고 그저 다들 가는 대기업에 입사하려고 다시한번 산고를 치른다음에 사회생활이 시작되는것이다.

한번 물어보자!
과연 이때까지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일에 대해서 고민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는지?
과연 주변에서는 그런 길잡이를 자청하는 지인들이 있었는지?

게다가 그런 자성의 목소리를 들어보기도 전에 IMF의 충격파는 내 또래의 젊은이들을 여러 고시학원에 몰아넣고 채찍질하고 있는것이다.
IMF 이후로 별 경쟁률 없던 교대입시나 공무원 임용시험에 몇백대 일의 경쟁률은 이제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IMF의 망령은 이땅의 젊은이들이 나라의 발전에 쏱아야할 노력과 땀까지도 남김없이 뺏어갈려나 보다.

그런데 그리 철밥통때문에 공무원을 선호한다면 앞으로 한국 사회가 어떻게 변화될지를 연구해보라고 하고 싶다.

벽에 똥칠할때까지 일하고 싶다..
그래서 철밥통을 옆구리에 차고 싶다.

단순히 위와 같은 이유라면 앞으로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하고싶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25~49세 사이의 경제활동인구가 감소추세에 든다고 한다.
지금 저출산이다 뭐다 해서 여성분들이 아이를 3,4씩 낳는다 해도(물론 이런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경제활동인구를 줄어든다고한다.
그러면 새로운 젊은이들이 없는 나라나 기업은 어떻게 할것인가.. 인사정책부터가 바뀔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정년이나 퇴직 제도조차도…
아버지 세대가 겪었던 논스톱 해고같은경우는 없을거라는것이다.

치고 올라오는 젊은이들이 없으니 경제활동을 해야되는 나이는 점점 올라갈것이다. 왜냐면 경제활동을 해서 세금을 내주어야만이 비 경제활동인구가 먹고 살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IMF의 경험은 오래 간직하고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싶다.
그 악몽때문에 꿈을 접고 오직 살기위해서 일을 할것인가? 그리고 꿈을 찾을 시간도 기회도 가지고 싶지 않은가?

지금도 수많은 친구들이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다. 아니 더 장기적인 제로섬게임에 참여하기위해 수백대 일의 경잴률을 뚫을려고 하고있다.

과연 IMF는 우리나라에게 논-제로섬게임을할 기회를 언제주려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진정 이 좋은 젊은 시간에 고민해야될건 수도 없이 많은데…
그 고민은 이때 아니면 할 기회나 가치조차 없는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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