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일이다. 즐거운 생일.
왠지 오늘은 나 자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전에는 여자친구와 뭘 할까 하는 고민과 여기저기 오는 테클들을 물리치느라 고생을 했었는데, 오늘은 정말 순전히 그저 나의 생일이다.
이것저것 다 빼고나니까. 어머니하고 나만 남는다. (물론 아버지도 있지만, 일단 제외 ^^;)
나를 낳는 순간에는 어머니와 나밖에 없었으니까….
생일을 여태 어떻게 보넸나 생각해봤다.
학교다닐때는 항상 방학기간이라 불평도 많았다. 역시나 대학원을 다니는 지금도 약간 불평이 있다.
혼자 객지에서 9년을 살다보니 생일에 어떻게 보넸는지 생각을 해봤다.
대학4년동안에는 방학이니 집에 와있었으니 항상 가족과 함께 했다.
군대 2년남짓 하는기간에는 군대에서 생일 파티를 했다. 군대에서 마지막 생일 파티때 그 격오지 소초에서 어떻게 구했는지 부소대장이 케익을 구해와 소대원이 차려준 생일상을 받고 눈물을 흘렸을때도 있었다.
그러다 작년 생일이 기억난다.
작년 생일 부서 회식하고 함께 하자는 실장님의 기발한(?) 생각으로 억지로 서울 동쪽으로 끌려가 날을 새고 왔었다. 그때 여자친구에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래도 여자친구는 매번 내 생일때마다 집에서 미역국을 끓여와 새벽같이 방에와서 아침상을 차려줬었다.
뭐 특별난 나만의 생일 이벤트는 이정도였다.
오늘 생일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아침에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이 났다. 배아퍼서 힘들게 난 아들 오늘만큼은 아침밥을 먹고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보란듯이 내가 미역국 끓여서 다부지게 먹고 힘차게 출근해야지.
그리고 나를 낳은 오전 11시에 꼭 어머니에게 고맙다는 전화를 할것이다. 그리고 키워주느라 고생하셨다는 말, 내 28살 평생 한번도 못한 이야기를 하련다.
그렇게 나의 28번째 생일 이벤트는 내가 만들어 가련다.
나의 생일을 진심으로 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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