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군대 이야기다.
솔직히 미병님의 이 글을 보고 생각해 보는 점은 일단 군대보다는 병역특례가 훨씬 낫다는거.
병역특례분들이 생활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일반 직원과의 차별일테고…
현역으로 가있는 분들이 불합리(?) 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병역특례분들의 자유와 안전일것이다.
현역 군인들의 불만은 그곳에서 제한되는 것들이 인간의 기본권이여서 더 비교할 수가 없다.
미병님이 말씀하신 군대의 위험함은 안가본 일반인으로서 상상하기 힘들정도다. 본인 역시 현역으로 그래도 육체적으로는 편하다는 장교로 다녀왔지만 위험 천만한 경우가 꽤 많았다. 그러니 사병으로 다녀오는 분들은 …..
일례로 GOP 앞에 있는 비무장 지대에 방탄복하고 소총 삽탄후 경계근무를 서면서 불모지 공사작업을 하러 우리 소대가 나간적이 있었는데 그곳에 삽질을 하다가 내 전역 3주 전에 81mm 고폭탄을 발굴(?)했다. 아마도 삽이 조금만 비껴 나가서 충격을 더 줬더라면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 부하들도 운명을 달리 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것도 전역 3주전에…
더 충격적인 모습은 그 것을 보던 옆 중대 행정보급관이 차분하고 약간은 장난조의 얼굴을 하고 그 고폭탄을 주워서 수풀속에 살며시 놓는 것이였다. 그분의 10년이 넘는 군대 생활에서 그런 경우가 얼마나 많았다는걸 보여주는건지….
내 F.M에 따르면 그런 경우에는 상급 부대에 보고해서 폭발물 처리반을 부르는게 정석이었으나..그렇게 할 분위기와 기회가 없었다.
내 군대 생활 내내 지뢰하고 연관된 훈련 및 에피소드 들이 상당히 많은데 대부분 위험한 것과 힘든것들에 연관되어 있다. 대부분 가짜 지뢰로 연습하지만 소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부하들을 20여 미터 떨어뜨려 놓고 실물 지뢰 설치 및 해체 시범을 보일때는 정말 내가 왜 소대장으로 군대를 왔는지 후회를 많이 했다. 그럴때마다 몸 건강히 사회로 나갈 수 있다면 뭐든지 하겠다 라는 다짐을 수도 없이 마음속으로 하곤 했었다.
뭐 그거 말고도 1주일에 한번씩 진짜 위험한 순간들이 한번씩 있었는데, GOP 기동타격대 생활을 하다보니 일주일에 한번씩 실탄실샘을 한다. 이게 위험한게 수류탄을 실샘할때인데 잘못해서 안전핀이 뽑힌 수류탄을 점검하는 경우에 정말 상상하지 못할 사고가 나버린다. 이런 사고는 실수에 의해 나는 경우보다 상급자의 폭력이나 억압에 못이긴 후임병들이 그런일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렇기 때문에 얼굴 표정 안좋은 부하동료들의 면담을 빼먹을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위의 사고는 사람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와 결합하는 경우는 정말 대형 사고로 발전된다.
군대의 안전문제는 한번 터지면 크게 터진다는 점에서 상당히 위험하다. 일단 사고나면 죽거나 병신이 되서 나오니까. 게다가 우리가 사회에서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사고가 군대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군대는 그런 곳이다.
군대 제대로 다녀오지 않은 분들이 군대 이야기 재밋게 할때마다, 솔직히 싫다.
군대 빡시게 다녀온 사람들이 도리어 그런 시간에 침묵하는 이유는 그들이 경험한 그곳은 힘들고 지치고 위험한 곳이였기 때문이다. 그곳에서의 그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이란 그런 힘들고, 위험한 것들 사이에 있는 것들이여서 분위기 깨질까봐 말 못한다.
내가 5년 사회생활 하면서 느낀 병역특례 분들의 불만은 많이 들어 왔지만 병역특례 힘들다고 그만두고 군대에 가는 분은 한명도 못봤다.
누가 뭐래도 병역특례 분들은 혜택받은 분들임에 분명하다.
다치거나 죽을 고민안해도 되고, 의외로 자유롭고, 경력도 추후 인정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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