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계약서에 서명하면서

오늘 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무슨무슨 회사 대표 OOO (인)

XXXXXX-XXXXXXX(주민번호) 고감자 (인)

쭉 읽어보고 서명 쓱~쓱~ 하고 나서 엇듯 나를 대표하는게 주민번호 밖에 없다니….ㅜㅜ
솔직히 나를 대표할만한게 몇개 있다.
이 ‘블로그’도 그렇고, ‘대학원 과 총무’, ‘오카리나 서울마을의 고감자’, ‘검색엔진 개발자 그룹에 고감자’ 그렇고 다들 고유한 내가 하는 일인데 말이다.
또한 내가 자랑하는 구글에서 “검색엔진 개발자”라고 쿼리를 날려서 나오는 첫번째 검색결과 또한 나를 대표하는 것일수도 있는데 말이다.(물론 랭킹은 언제나 바뀌기 마련이지만…인터넷은 랭킹 순위가 거의 깡패니까…쩝)

그러면서 주민번호 생성기라는 해싱함수에 따른 나의 이름이나 개인정보가 Value 버켓에 저장된다는 생각이 드는것 보면 난 어쩔수 없는 전산학도인거 같다. ㅎㅎ
이런 해싱에 충돌이나 오버플로가 나는게 개인정보 도용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에 알려지고 있으니 이쪽 세상이나 일반 사회나 거즘 이름만 다르지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사는거 같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다.

이야기가 다른곳으로 셌는데 암튼 계약서에 주민번호가 떡하니 나를 대표하는 뭔가로 나왔다는게 어찌나 초라하게 느껴지던지.
옛날 사람들이 말씀하시던 “저 아래 케로마을 김씨”하면 다 알아듣는 그런 따뜻함이 내가 원하는 뭔가가 아닐까 한다. 사람들 개개인이 번호로 존재하는것이 아닌 뭔가 특성화된 존재감을 느끼고 산다는건 기분 좋은일이 분명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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