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고문의 추억…

몇일전에 보병 병과 마크를 달고 땀흘리며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이 있어 눈여겨 봤더니 소위였다. 시기를 보니 십중팔구는 얼마전에 임관한 소위 일거 같은 생각에 말을 걸어봤다.
갑자기 2001년에 보병학교에서 유격훈련받은게 생각이 나더군…

그래서 대뜸 물어봤다.

“요즘도 유격할때 전기고문같은거 하나요?”

황급히 자세를 고치더니 몇기시냐고 묻는것이였다.
서로 통성명과 기수를 확인하고 난 다음에 대답을 해줬다.

저번주에 유격을 받았더라고…
그리고 전기고문은 40기때에 없어졌다고….그 후배는 43기였다.

내심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다행이군…”

그러고 나서 그 후배는 다 왔는지 인사를 하고 내렸다..

2001년을 지나 지금은 2005년이니 많이도 지났구나.. 하는 생각에 시간 참 빠르게 간다는 생각을 하며 목적지로 향했다.

갑자기 그날 그 친구가 생각나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봤다
지식인에서 보병학교 유격 전기고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했더니 떡하니 나오는게 있었다. 정확한 나의 요구 사항그대로…

검색결과

정말 누군지 몰라도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10명이 한개조…난 그당시 무전기를 매고 있었다. 두명이 무전병이였고 그중에 한명이였다.
그때 임무는 목표지를 타격하고 집결지로 향하는 길이였다.

난대없이 북한군 복장을 한놈들이 나오더니.. 다짜고짜. 무장해제를 시켜버리고 돼지 우리 같은 곳에다 가둬버렸다.

차례대로 나오게 한다음에 다리를 올리게 하고 다짜고짜 발바박 매질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매질하는걸 보는게 더 힘들었다. 매질을 몇번 하는데.. 솔직히 발바닥이 시원했다.
그때당시 행군을 하루에 30km씩 하던때라서 발바닥 마사지 받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매질을 당하고 있는데 무전기를 든 나를 지목하더니 나무로 된 의자에 묶었다.
왼쪽손 오른쪽 손 새끼손가락에 뭔가를 연결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처음에 뭔지는 몰랐다.

군관복장을 한 북한군 장교가 유창한(?) 북한말로 묻더군..

“집결지가 어디냐?”

물론 모른다고 했다. 세번 물어보더니.. 뭔가를 돌리기 시작했다.. 몸이 찌릿한 느낌이 들다.
처음엔 참을만 했는데. 2단계 3단계로 올라가니 나도 모르게 “으악~~” 하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땐 전기고문 충격때문에 몰랐는데 함께 주리도 틀고 있었다.

3단계때 너무 고통스러워 집결지를 말할려고 했는데 어느 학교인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는것이였다.. 참… 난감했지.. 말하고 싶은데.. 까먹어서..ㅋㅋㅋ

탈출을 하고 난 다음에 동기들이 어떻게 참았냐고 하길래..

“장교로서 명예가 중요해서 말 안했다!” 고 대답하고 말았다.

그렇게 우여곡절끝에 정말 힘든 유격을 끝냈다.
그때 가장 힘들었던건… 계속되는 새벽 행군에 따른 밀려오는 졸음과 전기고문 이였다.
주리를 당한건… 훈련이 끝난다음에 샤워할때 알았다. 사타구니가 시퍼렇게 멍든것을…

지금 생각하면 추억이다. 그리고 그 육체적인 고통을 감내하는 과정에서 생긴 깡다구.. 그리고 동기애 ….

그 전기 고문은 그 추억의 한가운데에 남아서 때때로 나를 짜릿하게 해준다.

그런 전기고문의 추억을 후배들과 더이상 공유할수 없다는게 안타깝기도 하다.

CC BY-NC 4.0 전기고문의 추억… by from __future__ import dream is licensed under a Creative Commons Attribution-NonCommercial 4.0 International License.